우리 집에는 반려식물들이 있다.
그 이름에 걸맞게 실제로 내 인생의 절반을 함께해 온 아이들이다.
오래된 것은 25,6년 된 것에서부터 20년 넘은 것, 10년 넘은 것, 7,8년 된 것들 등 수령도 다양하고 가짓수도 꽤 된다.
나는 식물 키우는 걸 좋아하여 20대부터 식물 들을 집안에 사들였는데 처음에는 잘 키울 줄 몰라 많이도 죽였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키우기가 쉽지 않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생명을 가지고 있기에 키우기가 어렵다. 물 주는 법만 삼 년 배워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식물이든 동물이든 살아있는 모든 것은 저절로 크는 법이 없다. 저절로 크는 것 같지만 사랑과 관심을 먹고 크는 것이다. 사랑과 관심을 적절히. 이게 잘 키우는 비결이다. 식물을 잘 키울 줄 모르는 사람들은 물을 많이 줘도 죽고 안 줘도 죽는다. 나도 잘 키워보겠다는 욕심이 너무 과해서 거름을 너무 많이 넣어줘서, 물을 너무 자주 줘서도 죽였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애정도 너무 과하면 없느니만 못하다. 실제로 물을 안 줘서 죽이는 경우 보다 물을 자주 줘서 죽이는 경우가 더 많다. 동물도 그렇지만 식물도 마찬가지로 환경이 바뀌면 적응기간이 필요한데 이것은 사소한 듯 보이지만 중요한 것으로 보통 많은 사람들이 이것을 무시한다. 식물을 사면 바로 예쁜 화분을 사서 화분을 갈아주다 보니 식물은 환경에 적응하랴 흙에 적응하랴, 너무 힘든 나머지 예민한 성격의 식물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죽어버리기도 한다. 나도 마찬가지로 이래저래 초창기에 사들였던 식물들은 다 하늘나라 가고 우리 집에 남아있는 애들이 없다. 그러나 매일 사랑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식물들도 말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아프다고, 물 달라고, 아니면 물이 너무 많아 익사하는 중이라고 온몸으로 표현을 한다. 그렇게 많은 식물들을 저 세상으로 보냈고 지금 우리 집에 있는 애들은 그 후에 아파트 마당에 버린 것을 주워다 키웠거나 그냥 얻게 된 것 들이다.
식물이나 동물은 사람과 달리 배신하는 법이 없이 참 정직하다.
사랑과 관심을 준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우리에게 보답을 해준다. 그래서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받은 상처를 충실함과 정직함으로 치유해 주는 것이다. 요즘 각가정에서 동물들을 키우는 집이 너무 많다. 그만큼 세상에서 받은 상처와 정신의 피폐를 동, 식물에서 치유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일 것이다. 오랫동안 나와 함께해 온 우리 집의 반려식물들도 나에게 많은 위로와 평화와 힐링을 주었지만 함께한 세월만큼이나 이제 너무 커져서 나도 감당하기 힘드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큰애들은 큰 카페 같은 곳에 기증하고 싶은데 받아 줄곳도 없고 나의 모든 것을 알고 또 함께해 온 아이들을 떠나보내기도 쉽지는 않은 문제인 것 같다. 앞으로 언제까지 일지 모르지만 사는 동안 함께 잘살아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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