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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삶

가나안 여인의 겸손을 보고 배우다

by 오남매의푸른하늘 2023.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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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을 읽으면서 나는 종종 납득이 잘 가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가나안 여인의 이야기가 그중 하나이다.
우리에게 사랑할 것을 가르치시고 모두를 구원시키고자 하시는 분이 왜 유독 가나안 여인에게만큼은 그토록 냉정 하셨을까를 생각해 볼 때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이 부분을 오랫동안 깨우치지 못하고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바로 내가 그만큼 자아가 강하고 내자아가 교만 속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근래에 와서 깨우치게 되었다.

예례미아서에보면  옹기장이와 옹기그릇의 비유가 나온다. 옹기장이가 진흙을 빚어 그릇을 만들 때 귀하게 쓸 그릇과 천하게 쓸 그릇을 만들 권리가 있으며 맘에 드는 그릇이 나올 때까지 깨버리고 만드는 일을 계속한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를 창조하신 창조주께서는 바로 이렇게 우리를 다루실 권리가 있기에 무조건 그분께 순응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나 자신을 낮추고 있는가. 주님의 종이라고 하면서도 나에게 불행이 닥치거나 고통이 있으면 어째서 나에게 이런 일이? 라는 질문을 던지며 주님에 대한 원망이나 반항을 하며 대드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예수님께서 티로와 시돈지방을 지나 가실때 가나안 여인의 부르짖음에도 들은 체 만 체 하시고 `자녀들이 먹을 빵을 개에게 주는 것은 좋지 않다'라고 하신 예수님의 의도는 우리가 어디까지 자신을 낮추어야 하는지를 알려 주신다. 가나안 여인을 개에까지 비유한 것에 우리는 심하다고 생각하지만 생각해 보면 개가 얼마나 충성스러운 동물인가. 주인이 개에게 어찌 대하던 개는 주인에게 한결같은  충성을 바친다. 개에 비유한 것을 자존심 상해할 것이 아니라 우리는 나를 만드신 주인에게 그 정도의 충실한 종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보면 사실 우리는 개만도 못할 때가 참 많은 것이다. 모든 생명이 있는 피조물들은 하느님께서 지어주신 대로 살아간다. 오직 사람만이 거짓과 탐욕을 부리고 불평을 하고 불만을 말한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는 `그것들은 말을 못 하니 그렇지'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내가 느낀 것은 그렇다. 

이번에 가나안 여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가 그동안 참으로 높은 자리에 앉아 있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렇기에 이복음이 내 수준에서 참으로 이해 가기 어려웠던 것 같다. 내가 원하면 다 들어줘야 하는 자판기 같은 주님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것을  반성하며 주님의 짐짓 모진말씀에도 `그렇습니다 주님'하며 온전히 자신을 낮추고 주님께 의지하여 구원을 얻어낸 가나안 여인의 순종을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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